배우자가 돌아가신 이후 상간 소송을 진행하고 싶다는 문의가 1년에 꼭 한 두건은 있는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우자 사망 후에도 상간소송 가능합니다.
부정행위로 인한 책임은 배우자와 상간자가 함께 지는 것이고, 배우자가 사망했다고 해서 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결과는 증거와 사실관계, 그리고 소송 과정에서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실제 승소사례 소개를 통해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려 합니다.
사건 개요 : 사망보험금 수익자가 상간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의뢰인은 두 자녀를 키워 모두 출가시킨 가정주부셨습니다. 남편의 장례를 마치고 남은 일을 정리하던 중, 의뢰인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남편의 사망보험금 수익자가 본인이 아닌 다른 여성이라는 사실을요. 그 여성은 다름 아닌 남편이 오랫동안 만나왔던 상간녀였습니다.
사실 의뢰인은 남편의 외도를 오래 전부터 알고 계셨습니다. 그렇지만 자녀들도 다 큰 마당에, 이 나이에 이혼까지 해서 무엇하나 싶어 알면서도 덮고 지내오셨다고 해요.
그렇게 지내온 인고의 시간 끝에 남은 것이 이것이라니… 의뢰인은 더 늦기 전에 억울함을 풀고 싶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상간녀가 보험금 수익자라면, 보험금을 되찾을 수 있나요?
먼저 정확히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보험수익자를 지정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보험계약자의 권리입니다. 그래서 "보험금 자체를 돌려달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제가 주목한 것은 다른 지점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상간녀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고, 상간녀는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두 권리를 연결하면, 보험금이 위자료를 실제로 받아낼 재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지요.
첫 번째 판단 : 소송보다 먼저, 보험금 가압류
남편이 사망한 이상, 상간녀는 언제든 보험금을 청구해 받아갈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그 사이 보험금이 지급되어 버리면, 판결문은 종이 한 장에 그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가압류를 먼저 준비했습니다.
의뢰인의 위자료 채권을 근거로, 상간녀가 보험 회사에 가진 보험금 청구채권을 가압류했습니다. 법원은 신청을 신속히 받아들였고, 보험금 지급이 묶인 것을 확인한 뒤 의뢰인이 갖고 계시던 증거를 정리해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상간소송에서 가압류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곧 지급될 돈(보험금, 퇴직금, 매매대금 등)이 있는 경우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빼돌릴 우려가 있는 경우
판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두 번째 판단 : 1,500만 원 화해권고결정에 이의신청한 이유
소송 초기, 재판부는 1,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위자료 수준에 비추어 보면 낮은 금액이 아니었지요.
화해권고결정은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됩니다. 이의신청을 하면 소송이 계속되지만, 판결 결과가 화해권고 금액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함께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사건의 실체가 아직 전부 드러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보험수익자 변경은 단순한 부정행위를 넘어, 상간녀가 이 관계에서 경제적 이익까지 얻어왔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서였기 때문입니다.
의뢰인과 충분히 상의한 끝에 이의 신청을 했고, 곧바로 남편 계좌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했습니다. 그 결과,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죠. 남편이 사망하기 직전까지 상간녀에게 반복적으로 거액이 송금된 내역이 확인된 것입니다.
판결 : 청구한 위자료 5,000만 원 전부 인용
결국 재판부는 위자료 5,000만 원을 전부 인정했습니다. 당시 위자료로는 이례적인 금액이었습니다(최근에는 상간 위자료가 조금씩 상향되는 추세입니다.)
위자료 액수를 가른 것은 불법성의 무게였습니다. 상간녀가 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관계에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을 증명해낼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미리 가압류한 보험금 덕분에, 판결 후 보험회사로부터 신속하게 집행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
물론 돈이 그 세월의 억울함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알면서도 모른 척 눈물지었던 의뢰인의 마음을 고작 몇 천만원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법원이 상대방의 책임을 다른 사건보다 특히 무겁게 인정했다는 사실이 의뢰인께 하나의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배우자가 세상을 떠난 뒤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다만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그리고 사건의 갈림길마다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그 첫 판단을 저와 함께 고민해보시죠.
자주 묻는 질문
Q. 배우자가 사망하면 상간자 소송도 할 수 없나요?
아닙니다. 상간자의 책임은 배우자의 사망과 별개로 남아 있어,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증거가 충분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Q. 외도를 안 지 오래되었는데 지금도 청구할 수 있나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는 소멸시효가 있어, 언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가 언제까지 이어졌는지 등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기간이 오래되었다면 먼저 상담을 통해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증거가 부족하면 소송이 어렵나요?
가지고 계신 증거가 출발점이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이 사건처럼 소송 중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을 통해 상대방의 불법성을 보여줄 자료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아영 변호사 | 법률사무소 로아시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 부부심리상담사 1급
오직 이혼·상간 사건만 맡고 있습니다.